〈의사결정 로그 ③〉
분산 투자라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같은 선택을 반복하고 있었다
판단 상황
포트폴리오를 점검할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.
“충분히 분산돼 있다.”
자산 수는 늘어났고,
종목도, ETF도 다양해 보였다.
이 정도면 특정 자산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
전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.
하지만 어느 구간에서부터
이 확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.
여러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동시에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.
이 기록은
분산이라는 말 뒤에 숨은
판단 구조를 정리한 로그다.
착시 ① 자산이 많으면 판단도 분산된다는 믿음
분산 투자는 보통 이렇게 이해된다.
- 종목 수가 많다
- 자산 종류가 다르다
- 그래서 리스크가 나뉘어 있다
이 설명은 겉으로는 맞다.
하지만 한 가지를 가정하고 있다.
각 자산이 서로 다른 실패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이다.
문제는 많은 경우,
자산은 달라도 판단 기준은 같다는 점이다.
판단 구조 분석: 자산은 달라도 기준은 같을 때
포트폴리오를 다시 들여다보면
이런 공통점이 보이기 시작한다.
- 모두 비슷한 금리 환경에 민감하다
- 같은 시장 국면에서 동시에 흔들린다
- 하락 이유는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하다
자산의 이름은 다르지만,
선택의 기준은 거의 같았다.
이 순간 깨닫게 된다.
분산된 것은 자산이었지,
판단은 아니었다는 사실을.
같은 상황에서 가능한 세 가지 선택
포트폴리오가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을 가정해보자.
선택 A: 자산 수가 많으니 분산돼 있다고 믿는다
- 가장 안심되는 선택
- 기존 판단을 유지할 수 있다
- 하지만 같은 리스크에 계속 노출된다
선택 B: 자산 간 공통 리스크를 점검한다
- 불편한 선택
- 기대했던 분산 효과를 의심해야 한다
- 실제 리스크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
선택 C: 분산의 기준 자체를 재정의한다
- 가장 어려운 선택
- 기존 포트폴리오 설계를 다시 봐야 한다
- 실패 조건이 겹치지 않도록 구조를 바꿀 수 있다
많은 경우,
우리는 선택 A를 반복한다.
자산이 많다는 사실이
점검을 미루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.
반복의 문제: 같은 판단의 누적
분산 착시는
한 번에 드러나지 않는다.
각 자산은 조금씩 다른 이유로 흔들리고,
그래서 문제 없어 보인다.
하지만 결과를 모아 보면
손실의 방향과 타이밍이 겹친다.
이때 문제는 개별 자산이 아니다.
같은 기준으로 선택을 반복해온 구조다.
점검 로그: 지금의 분산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가
아래 질문 중 두 개 이상에 해당한다면
분산의 기준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.
- 자산은 다르지만 하락 구간이 비슷하다
- 포트폴리오 설명이 항상 비슷한 말로 끝난다
- 리스크를 자산 수로 설명하고 있다
- 실패 시나리오를 자산별로 구분하지 않는다
이 질문들은
분산의 수준을 평가하지 않는다.
단지, 판단이 분산돼 있는지를 묻는다.
로그 정리: 분산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다
이 기록은
분산 투자를 부정하지 않는다.
다만 분명한 점은 하나다.
분산은 자산의 개수가 아니라
겹치지 않는 실패 조건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이다.
자산은 여러 개인데
판단 기준이 하나라면,
그 포트폴리오는 생각보다 단순하다.
분산은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
선택 기준의 결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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